[인터풋볼] 정지훈 기자= 2강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그어느때보다 흥미롭고, 치열했던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어느 덧 막바지로 향하고 있고, 현재까지는 돌풍의 팀으로 평가받던 레스터 시티와 ‘다크호스’라 불렸던 토트넘 훗스퍼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시즌 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성적표다. ‘디펜딩 챔피언’ 첼시가 중위권으로 떨어져있고, ‘전통의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도 부진하다. 여기에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던 아스널과 맨체스터 시티 역시 아직은 희망이 있지만 가능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남은 두 팀은 예상하지 못했던 레스터와 토트넘이다. 8경기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영국의 대다수 전문가들은 레스터와 토트넘이 우승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하고 있고, 두 팀의 상황과 전력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영국 언론 ‘스카이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이 매체는 15일 “프리미어리그가 8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레스터가 토트넘을 승점 5점 차로 앞서고 있고, 매우 흥미롭게 우승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면서 레스터와 토트넘의 우승 경쟁을 집중 분석했다.

① 스쿼드 활용: ‘베스트11’ 레스터vs‘로테이션’ 토트넘

양 팀 모두 비슷한 숫자의 선수들이 출전했다. 토트넘이 유럽 대항전을 치르고 있지만 24명의 선수들이 리그 경기에 출전했고, 레스터는 23명의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 중 토트넘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알더베이럴트와 케인이고, 레스터에서는 바디, 슈마이켈, 모건이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토트넘의 특징은 로테이션이다. 특히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은 특이하게 풀백 포지션에서 로테이션을 자주 돌리는 특징을 보였고, 이런 이유로 로즈, 데이비스, 워커, 트리피어가 고르게 출전 기회를 잡았다. 여기에 2선 자원도 자주 바뀌는 모습을 보여줬고, 에릭센, 알리, 라멜라가 주전으로 자리 잡았지만 손흥민, 메이슨, 샤들리 등도 기회를 꾸준하게 받았다. 또한, 벤탈렙, 알리, 다이어, 오노마 등 U-21 선수들을 적극 활용하며 미래 자원을 키우기도 했다.

반면, 라니에리 감독은 로테이션을 자주 사용하지는 않았다. 23명의 선수들이 리그에서 출전했지만 부상을 제외하고는 베스트11을 바꾸지는 않았고, 출전하더라도 후반 막판 기회를 잡은 것이 대부분이다. 또한, 리그 30경기 중 21경기서 같은 라인업을 꾸렸고, U-21 선수를 활용한 것은 아마티와 도두가 전부일 정도로 베스트11에 강한 믿음을 보였다.

② 선수 영입: 오카자키와 손흥민, 칸테와 알더베이럴트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선수들도 분석 대상이었다. 일단 레스터는 작은 비용으로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하며 엄청난 효과를 봤고, 토트넘은 부족한 자원에 있어서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나쁘지 않은 이적 시장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 팀의 이적 시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선수는 오카자키 신지와 손흥민이다. 레스터는 이번 시즌 오카자키, 후트, 칸테, 인러, 아마티 등을 영입했는데 3300만 파운드(약 555억 원)를 사용했다.

반대로 토트넘은 손흥민, 알더베이럴트, 은지, 빔머, 트리피어를 영입하며 부족한 포지션에서 보강을 했고, 가장 많은 이적료가 사용된 선수는 손흥민으로 3000만 유로(약 400억 원)다. 이처럼 레스터는 오카자키, 칸테, 후트 등 효율적인 선수 영입을 통해 우승 경쟁을 이어가고 있고, 토트넘은 손흥민, 알더베이럴트, 트리피어 등을 영입하며 부족한 자원을 보강해 스쿼드를 강화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적 시장에서 승자를 가릴 수 없다. 물론 칸테, 후트, 오카자키가 맹활약하면서 최고의 영입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유럽 대항전을 소화해야하는 토트넘 입장에서 알더베이럴트, 손흥민, 트리피어, 빔머의 영입도 좋은 선택이었고, 특히 알더베이럴트는 이번 시즌 토트넘 최고의 선수 중 하나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이 매체는 “레스터 최고의 영입은 칸테였고, 토트넘은 알더베이럴트다. 반면, 이번 시즌 가장 높은 이적료를 사용해 영입한 손흥민은 선발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번 시즌 21경기(선발 9, 교체 12)에 나섰다”고 전했고, 한 마디로 레스터는 즉시 전력감을, 토트넘은 스쿼드를 강화하기 위한 영입이었다고 평가했다.

③ 감독: 라니에리vs포체티노

신구 감독들의 맞대결이다. ‘명장’으로 평가받는 라니에리 감독은 레스터의 지휘봉을 잡기전 그리스 대표팀, 모나코, 인터 밀란, 로마, 유벤투스, 발렌시아, 첼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에서 감독으로 인상적인 지도력을 보여줬고,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이런 경험과 지략이 이번 시즌 레스터에서 제대로 발휘되고 있다는 평가고, 특히 한정된 자원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을 버리고 압박과 날카로운 역습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있다.

반면, 포체티노 감독은 젊다. 지난 2009년 에스파뇰의 감독직을 맡으면서 감독 생활을 시작한 포체티노 감독은 2013년 사우샘프턴의 지휘봉을 잡고 탁월한 지도력과 지략 그리고 선수 보는 안목을 중심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에 2014년 토트넘으로 왔고, 꾸준한 리빌딩으로 토트넘의 성공시대를 열고 있다. 특히 포체티노 감독은 점유율, 역습, 패스, 수비 등 밸런스를 강조하며 인상적인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

④ 잔여 일정: 레스터vs토트넘, EPL 우승의 주인공은?

누가 우승을 차지해도 역사가 된다. 레스터는 창단 첫 1부 리그 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고, 토트넘 역시 55년 만에 1부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동시에 EPL 출범이후 첫 우승이라는 기쁨을 맛볼 수 있다.

잔여 일정은 두 팀 모두 비슷하고, 나쁘지 않다. 먼저 레스터는 이번 주말 크리스탈 팰리스전을 시작으로 사우샘프턴, 선덜랜드 등을 차례로 만나는데 까다로운 상대는 맨유, 에버턴, 첼시 정도다. 그러나 상위권 팀들과 직접 맞대결이 없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고, 많은 전문가들이 레스터의 우승을 점치는 이유다.

토트넘도 나쁘지 않다. 이번 주말 본머스전을 시작으로 리버풀, 맨유, 스토크 시티 등을 만나는데 까다로운 상대는 리버풀, 맨유, 첼시 정도다. 그러나 하위권 팀들을 만나는 레스터와 달리 중상위권 팀들과의 맞대결이 많아 조금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특히 공통적으로 맞붙는 맨유, 첼시와의 경기결과가 매우 중요하다.

⑤ 스카이스포츠의 우승 예상: 레스터 시티

모든 것을 종합했을 때 많은 전문가들의 선택은 레스터였다. 유럽 대항전을 치르지 않는 것도 장점이고, 남은 일정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런 이유로 ‘스카이 스포츠’의 축구 전문가들은 레스터가 남은 8경기에서 4승 4무로 패배하지 않고 우승을 차지한다고 예측했다. 반면, 토트넘은 승점 75점으로 준우승을 차지할 것이라 내다봤다.

사진=게티 이미지, 스카이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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