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축구’는 한 마디로 정의될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너무나도 복잡한 규정과 규칙, 용어 등이 등장한다. 이도 축구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임은 확실하나, 때로는 그것들에 대한 정의 또는 설명이 부족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인터풋볼은 매주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그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갖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편집자주]

손흥민(24, 토트넘 핫스퍼)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이 확정됐다. 24세의 손흥민은 ‘와일드카드’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 축구 대표팀은 14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3월 A매치 명단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손흥민의 이름이 빠져있었고, 슈틸리케 감독은 그 이유가 ‘올림픽 와일드카드 차출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기간 중 토트넘 구단 측에 차출을 요구하기 위해 시즌 중 차출을 자제한다는 뜻이었다.

이어 신태용 올림픽 대표팀 감독도 “손흥민이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의지를 밝혔고, 간절함이 보였다. 그 정도의 간절함이면 올림픽팀에 와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며 손흥민을 올림픽 본선에 데려가겠다고 선언했다.

# 손흥민의 올림픽 차출...와일드카드 제도의 힘

사실 손흥민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 올림픽 축구 규정상 만 23세 이하(U-23)로 참가 자격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본선에선 24세 이상의 선수를 각 대표팀당 세 명까지 와일드카드로 포함시킬 수 있는 보완제도를 두고 있고, 손흥민은 이 중 한 자리를 차지하며 올림픽에 나가게 된다.

개최국인 브라질도 이 와일드카드를 활용하려 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네이마르(24, 바르셀로나)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는 15일(한국시간) “브라질 축구협회(CBF)는 네이마르가 코파아메리카와 리우 올림픽에 모두 출전시키기 위해 바르셀로나를 설득하려 하고 있다”고 네이마르의 올림픽 차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렇듯 와일드카드란 제도는 24세 이상의 선수들을 올림픽으로 이끌었고, 각 대표팀에 누가 와일드카드로 발탁되느냐는 전 세계 축구팬의 관심사로 자리잡았다.

# 와일드카드 제도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축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을 채택된 때는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훨씬 넘은 1900년이었다.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됐던 올림픽에는 영국 대표(업튼 파크FC)가 개최국 프랑스를 꺾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이후 축구는 1932 LA 올림픽을 제외한 모든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제도가 처음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아마추어리즘’을 지향하는 올림픽의 특성상, 아마추어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했고,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축구가 본격적으로 프로스포츠화가 된 1980년대를 기점으로 변화가 필요했고, 1984 LA올림픽부터 올림픽 무대를 프로 선수들에게 개방했다.

그러나 올림픽 무대에 프로 선수들이 참가하게 되자, 올림픽의 중심적 가치인 ‘아마추어리즘’이 훼손된다는 주장이 거셌고, 국제축구연맹(FIFA)도 월드컵 이외에 또 다른 대규모 국제대회가 치러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유럽의 프로 구단들도 올림픽 출전으로 인해 다수의 선수들이 차출되는 것을 꺼려했다.

이에 따라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엔 23세 이하로 출전 선수를 제한했다. 하지만 이 역시 최고의 선택은 아니었다. 유명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자, 올림픽 축구에 대한 관심을 줄어든 것. 결국, FIFA는 1996 애틀란타 올림픽부터 와일드카드 제도를 도입했고, 각 대표팀에 24세 이상 선수가 3명이 포함될 수 있었다.

물론 와일드카드 제도가 모두를 만족시킨 것은 아니었다. 특히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와일드카드 제도를 폐지하자는 의견이 다시 제기됐고, 집행위원회 회의를 통해 이를 심각하게 논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는 폐지되지 않았고, 지금까지 이 제도가 이어지고 있다.

글= 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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