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유지선 기자 = 어느 팀이 ‘질긴 악연’을 털어내고 활짝 웃게 될까? 3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무대서 맞대결을 펼치는 첼시와 파리 생제르망(PSG)이 서로를 향해 가슴 속에 두 번째 비수를 감춰두고 있다.

첼시와 PSG는 오는 10일 새벽 4시 45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2015-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경기를 치른다. 1차전 승리로 우위를 점한 PSG와 역전을 노리는 첼시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다.

두 팀은 최근 3년 연속 UCL 무대서 만나며 유독 질긴 악연에 시달렸다. 한 번씩 서로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지난 2013-14시즌에는 8강에서 만나 첼시가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준결승에 진출했고, 지난 시즌에는 PSG가 첼시를 꺾고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서로 한 번씩 아픔을 겪은 만큼 이를 악물고 있다.

:: ‘소방수’ 히딩크 매직, 챔스서도 효과 발휘?

PSG는 지난 2월 홈에서 열린 1차전서 2-1로 승리했다. 그러나 뛰어난 ‘소방수’ 거스 히딩크 감독이 버티고 있는 첼시도 만만치 않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서 최근 13경기 무패행진을 질주하며 신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무승부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최근 5경기서 4승 1무를 기록하면서 우려를 씻어냈다.

그러나 히딩크 매직이 UCL 무대서도 통할 지는 미지수다. PSG가 공수에 걸쳐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PSG는 히딩크 감독이 부임한 이후 첼시에 유일한 패배를 안겨준 팀이기도 하다. PSG의 로랑 블랑 감독도 경기를 앞두고 “지난 시즌보다 어렵겠지만 그 때도 해냈으니 이번에도 가능하다. 우리에게 더 이점이 있는 1차전 결과”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출전 불투명한 ‘베라티+마투이디’

PSG가 유리한 위치에 있는 건 사실이지만, 뜻밖에 변수가 발생했다. 중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도맡았던 마르코 베라티와 블레이즈 마투이디가 각각 사타구니와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두 선수는 1차전서도 나란히 선발 출전해 80분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바 있다. 특히 베라티는 당시 3번의 키패스와 함께 94.2%의 패스 정확도를 기록하며 PSG의 중원에 날카로움 더해줬다.

PSG가 잉글랜드 원정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PSG는 최근 잉글랜드에서 치른 원정 6경기 중 무려 5경기서 득점하지 못했다. 잉글랜드 팀을 상대로 기록한 원정 득점은 지난 시즌 첼시전(2-2 무승부) 2득점이 유일하다. 1차전서 원정골을 기록한 첼시가 희미하게 미소 짓고 있는 이유다.

:: 다음 시즌 초대받지 못하는 첼시

첼시가 이를 더 악물고 있는 이유가 있다. 바로 다음 시즌 UCL 무대 초대장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히딩크 감독이 부임한 뒤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허덕인 탓에 UCL 출전권은 이미 남의 이야기가 돼버렸다. 한 템포 쉬어가야 하는 첼시와 마지막을 앞둔 히딩크 감독은 이제 PSG를 상대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지난 주말 리그경기서 경미한 부상으로 결장하며 숨을 고른 디에고 코스타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비록 첼시로 이적한 뒤 UCL 14경기(교체 3회)서 단 한 골을 터뜨리는 데 그쳤지만, 코스타는 첼시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서도 최대 화두는 코스타였다. 히딩크 감독은 코스타에 대해 “자랑스러운 선수”라며 엄지를 치켜세웠고, 블랑 감독도 “코스타의 팬이다. 몸싸움을 즐기고 가끔 도발을 즐기는 선수지만 우리는 이를 역이용하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최근 6경기서 공격 포인트(4골 3도움)를 기록한 코스타가 UCL 무대서도 히딩크 감독의 ‘복덩이’로 거듭날 수 있을까? 그 결과는 10일 새벽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픽= 유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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