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 한 때는 더블우승을 노렸지만, 이제 하나의 우승컵도 절실하다. 어쩌면 리그보다 더 가능성 있는 FA컵에서 그들의 DNA는 발휘될 수 있을까.

아스널은 오는 9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요크셔주 킹스턴 어폰 헐에 위치한 KC스타디움에서 헐시티와 2015-16 에미레이츠 FA컵 16강 재경기를 치른다.

두 번째 맞대결이다. 지난달 20일 아스널의 홈이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경기를 치렀지만 0-0 무승부를 거뒀고, 이번엔 헐시티의 홈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 12년 만의 우승을 꿈꿨던 아스널

아스널이 휘청거리고 있다. 이맘때면 찾아오면 고질적인 ‘아스널 병’이 다시 도지고 있다. 한 때 상승세를 타며 12년 만의 리그 우승과 FA컵 3연패라는 ‘더블 우승’을 꿈꿨지만, 3월이 지난 현재, 어느 하나 쉽지만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아니,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지난달 14일 선두를 달리던 레스터 시티를 꺾을 때까지만 해도 아스널은 12년 만의 리그 우승이란 부푼 꿈을 꿨다.

그러나 순식간에 상황이 역전됐다. 어쩌면 그 시작은 헐시티와의 FA컵 16강전 때문일지 모른다. 홈에서 치러진 경기였고, 당연한 승리를 예상했지만 헐시티를 잡지 못했다. 이후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스완지 시티전에 내리 3연패를 당했다. 이어진 토트넘 핫스퍼와의 북런던더비에서 무승부를 거둔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리그만 보자면 3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레스터를 포함해 다른 우승 경쟁팀들이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갈 때, 아스널은 9점을 챙길 수 있는 기회에서 1점 만 획득했다. 이제 선두와의 격차는 8점으로 벌어졌고, 9경기 남은 상황에서 체감되는 격차는 상당했다. 비록 아르센 벵거 감독은 “리그 우승 경쟁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현재로선 불가능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 더 중요해진 FA컵 우승컵...그리고 ‘DNA’

‘더블 우승’의 꿈은 이제 욕심이 됐다. 하나의 우승컵이라도 소중한 상황이고, 만약 FA컵에서 탈락한다면 이번 시즌 무관일 확률이 크다.

사실, FA컵도 쉽지 만은 않다. 홈에서 헐시티를 잡지 못했고, 이번엔 적진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체력적으로도 지쳐있다. 아스널은 지난 3주 동안 무려 6경기를 소화했고, 당장 다음 주까지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WBA)-바르셀로나-에버턴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아스널의 믿을 구석은 ‘FA컵 DNA’다. 아스널은 유독 FA컵에서 강했고, 지난 두 시즌 연속 FA컵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대진운이 좋았던 것도 아니었다. 특히 2년 전에는 첫 경기부터 토트넘 핫스퍼를 상대했고, 16강과 8강에서 각각 리버풀과 에버턴을 만났다. 결승전에선 이번에 맞대결을 펼치는 헐시티를 연장 승부 끝에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시즌도 헐시티, 맨유, 애스턴 빌라 등에 승리하며 2년 연속 우승컵을 차지했다.

지금까지 FA컵 정상에 가장 많이 올랐던 팀도 아스널이다. 지금까지 12번의 우승컵을 들엉올리며 FA컵 최다 우승팀이란 타이틀을 보유했다. 결승전에 오른 횟수(19회)도 영국 클럽 내에서 가장 많다. ‘FA컵 DNA’를 보유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12년 만의 리그 우승은 힘들지도 모른다. 허나, 아스널엔 FA컵 3연패와 최다 우승 기록 경신이란 동기부여가 확실하고, 이번 헐시티전에서 그들의 ‘FA컵 DNA’를 증명해야 한다.

# 헐시티 vs 아스널 예상 포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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