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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원의 EPL通] 레스터, ‘맨체스터-런던’이 양분한 EPL 판도를 흔들다

[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 한국 선수들의 활약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우리가 EPL을 볼 수 있는 부분은 TV 위성 중계에 잡힌 모습이 전부다. 두 시즌동안 모 일간지 EPL 현지 통신원 역할을 수행한 필자의 경험을 통해, TV에서는 볼 수 없는 EPL 뒷이야기를 매주 '서재원의 EPL通'에서 풀어내고자 한다.[편집자주]

레스터 시티가 여전히 EPL 선두를 지키고 있다. 만약 레스터가 이대로 EPL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맨체스터와 런던의 연고가 아닌 지역에서 21년 만에 우승팀이 탄생하게 된다.

FA컵 일정으로 한 주간 쉬었던 EPL이 다시 시작된다. 레스터는 오는 28일 자정(한국시간) 레스터에 위치한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7라운드 노리치 시티와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레스터가 노리치에 승리한다면 1위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

현 상황으로 봤을 때 레스터의 우승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우선 남은 일정이 상당히 유리하다. 레스터가 앞으로 상대해야 할 12개 팀 중 가장 순위가 높은 팀은 5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순위 경쟁을 치러야 하는 팀은 이미 모두 상대했다. 더욱이 남은 12개 팀 중 레스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팀은 단 한 팀도 없다.

레스터의 가장 큰 강점은 체력이다. 우승 경쟁을 펼쳐야 하는 토트넘 핫스퍼,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 등이 모두 유럽대항전을 병행하는데 반해 레스터는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다. 더욱이 FA컵과 리그컵에서 일찍이 탈락한 레스터는 지난 주말에도 경기가 없었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 맨체스터-런던이 양분했던 EPL 판도

레스터가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면 EPL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20년 동안 런던과 맨체스터를 연고로 한 팀들만 우승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1992-93 시즌을 시작으로 출범한 EPL에서 지금까지 가장 많은 우승컵을 가져간 지역은 맨체스터였다. 지난 칼럼에서 소개했듯이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이끌었던 맨유가 13회 우승이란 기록을 세웠고, 최근 맨시티가 2회 우승을 달성하며 맨체스터 지역에서만 총 15번의 타이틀을 가져갔다.

맨체스터와 더불어 EPL을 양분한 지역은 런던이다. 아스널이 1997-98 시즌에 처음으로 EPL 우승을 차지하며 맨유의 가장 큰 경쟁자로 떠올랐고, 2000년대 중반 이후 첼시가 급성장했다. 런던 지역을 연고로 한 두 팀이 EPL 정상에 오른 횟수는 총 7번이다.

EPL 역사에서 맨체스터와 런던 연고 팀이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때는 딱 한 번뿐이었다. 1994-95 시즌 케니 달글리시 감독의 블랙번 로버스가 맨유의 3연패를 막았고, EPL 정상을 차지하며 블랙번이란 도시에 EPL 첫 우승컵을 선사했다. 그러나 블랙번의 돌풍은 한 시즌으로 끝났고, 이후 20년 동안 맨체스터 또는 런던에서만 우승 팀을 배출했다.

레스터가 이번 시즌 챔피언에 오른다면 21년 만에 맨체스터와 런던이 지배했던 EPL 판도가 깨지는 일이며, 영국 중부 지역(웨스트 미들랜드 또는 이스트 미들랜드)에서 최초로 EPL 우승팀이 탄생하게 된다. 영국 중부 지역에서 마지막으로 1부 리그 우승을 차지한 팀은 1977-78 시즌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는 지금으로부터 무려 38년 전 일이다.

# ‘돌연변이’라 불릴만한 레스터의 충격적 행보

레스터의 우승이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억될 이유는 레스터의 경기 기록 때문이다. 이번 시즌 레스터엔 우승팀들이 갖는 고유한 특징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리그 선두를 유지하고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팀들엔 특징이 있기 마련이다. 이들의 공통된 사항은 높은 점유율과 빌드업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패스를 가져가 득점을 기록한다는 점이다. 특히 스페인 프리메라리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각각 1위를 달리는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이 그 특징을 정확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시즌 EPL,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레스터만은 다른 색깔을 보여주고 있고, 이로 인해 그들의 돌풍은 아직까지 믿기지 않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도 25일(한국시간) “레스터는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승리하기 때문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레스터의 의아한 행보를 전했다.

레스터의 볼 점유율은 EPL 선두를 지키고 있는 팀이라고 하기엔 상당히 저조했다. 그들의 평균 볼 점유율은 43%로 이는 EPL 팀 중 18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또한 역습 위주의 공격을 펼치는 레스터였기에 빌드업 과정에서 패스 횟수가 EPL 전체 팀 중 19위였다.

반면 각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바르셀로나와 뮌헨의 경우 볼 점유율과 숏패스 횟수에서도 1위의 기록을 갖고 있고, 프랑스 리그앙의 선두 파리 생제르망(PSG)도 마찬가지였다. ‘스카이스포츠’는 “EPL에서 바르셀로나나 뮌헨과 비슷한 기록을 보여주는 팀은 아스널이고, 오히려 레스터는 선덜랜드와 비슷한 수치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기존의 정형화된 틀을 깨고 있는 레스터와 그들의 선두 질두. 만약 레스터의 우승이 현실화된다면 EPL 역사상 가장 ‘돌연변이’적인 챔피언이 탄생한다고 볼 수 있다.

# 라니에리 감독, 30년 지도자 인생 중 첫 번째 1부 우승?

이탈리아 출신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약 30년의 지도자 경력을 갖춘 명장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그가 지도자로서 팀을 리그(1부 리그) 우승으로 이끈 경험은 한 번도 없었다.

레스터의 돌풍에 중심에는 라니에리 감독의 지도력이 있었고, 그 사실을 부정할 이는 아무도 없다. 강등권 수준의 팀을 리그 우승권으로 끌어올린 사실 하나로 그의 지도력이 증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이한 점은 라니에리 감독의 우승 경력이다. 그는 30년 가까운 지도자 생활 동안 나폴리, 발렌시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첼시, 발렌시아, 유벤투스, AS로마, 인터 밀란 등 누가 들어도 알만한 빅클럽들을 이끌었지만, 팀을 1부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던 적은 없었다.

사실 라니에리 감독은 ‘우승청부사’가 아닌 ‘재건전문가’였다. 하부 리그 팀을 1부 리그로, 또는 하위권 팀을 상위권으로 올려놓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했다. 1988년 칼라이리 칼쵸의 감독을 맡아 세리에C(3부)에 있던 팀을 세리에B(2부)와 세리에A로 승격시키는 파란을 일으켰고, 1993년 세리에B 피오렌티나를 맡아 첫 시즌 만에 팀을 세리에A로 승격시켰고, 1996년 피오렌티나에 코파 이탈리아와 수페르코파 이탈리아 우승컵을 팀에 선사했다.

라니에리 감독의 재건능력은 이탈리아를 벗어나서도 통했다. 1997년 발렌시아의 지휘봉을 잡은 라니에리 감독은 전 시즌 9위를 기록한 팀을 4위까지 끌어올렸고, 1999년엔 발렌시아를 코파 델 레이(국왕컵) 정상으로 이끌었다. 최근에도(2013년) 2부 리그에 있던 AS모나코를 1부 리그로 승격시킨 후, 승격 첫 해만에 팀을 리그 준우승으로 이끄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금까지 ‘재건전문가’로 기억되던 라니에리 감독. 레스터가 이번 시즌 EPL 챔피언에 오른다면 그 역시 지도자 경력에서 '1부 리그 첫 우승'이란 기록을 남기게 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영국 '스카이스포츠' 캡쳐(원 출처: Op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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