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유지선 기자 = 우승 경쟁 판도를 뒤흔들 빅 매치를 앞두고 뜨거운 ‘장외설전’이 오가고 있다.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과 레스터 시티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스널과 레스터는 오는 14일 오후 9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15-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선두’ 레스터와 ‘3위’ 아스널의 승점 차는 5점으로,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레스터의 독주 혹은 치열한 경쟁체제로 나뉘게 된다.

:: 장외설전 1) 압박감은 너의 몫

벵거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땐 자연스레 자신이 잃게 될 것을 생각하기 마련”이라면서 “그로인해 초조한 마음이 생길 수 있다. 레스터가 이러한 압박감에 잘 대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선두 자리’라는 왕관이 레스터로선 무겁게 느껴질 거라고 주장했다.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는 잃을 것이 없다’고 밝힌 라니에리 감독의 발언을 의식한 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라니에리 감독은 구단 최초로 EPL 우승에 도전하는 현 상황을 즐기고 있을 뿐이라며, 압박감을 전혀 느끼고 있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라니에리 감독은 아스널전을 앞두고 “이번 맞대결은 아스널에 중요한 경기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렇지 않다”면서 “압박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압박감은 다른 팀들에 적용되는 이야기일 뿐이다. 아스널은 많은 돈을 투자했고, 그로인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빅 클럽이지만 선두 자리에 오르지 못한 아스널의 부담이 더 클 거라고 맞받아쳤다.

서로가 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압박감을 떠넘기고 있는 벵거 감독과 라니에리 감독, 실제로 어느 쪽이 더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 장외설전 2) 기분 좋은 기억은 내 몫

최근 흐름은 레스터가 우세하다. 그러나 아스널은 지난 9월 레스터 원정길에 올라 5-2로 완승을 거뒀다. 벵거 감독의 레스터 공략법이 정확히 주효하면서 멈출 줄 모르던 레스터의 질주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이다. 벵거 감독이 자신만만해하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벵거 감독은 “라니에리 감독은 아스널을 꺾을 수 없다”며 엄포를 놓았다. 벵거 감독의 발언은 라니에리 감독도 발끈하게 만들었다. 벵거 감독의 도발 섞인 발언을 접한 라니에리 감독은 “내가 첼시를 이끌 당시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나 2-1로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을 꺾은 적이 있다. 벵거 감독은 그때의 일을 잊었을지 모르지만, 나는 또렷이 기억한다. 일요일에 그에게 말해주겠다”고 반박했다.

라니에리 감독은 첼시를 이끌고 있던 2003-0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아스널과 만나 벵거 감독에게 대회 탈락의 쓴맛을 보여준 바 있다. 당시 아스널은 무패로 리그 우승을 차지했었기 때문에 더 큰 충격을 안겨줬다.

12년 전 좋은 기억을 끄집어낸 라니에리 감독과 5-2로 승리한 1차전 재현을 외치는 벵거 감독 중 누가 자존심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경기 전부터 뜨겁게 달궈진 양 팀 감독의 설전이 팽팽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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